이 로직, 대체 왜 있는 거죠? (feat. 전임자는 말이 없다)
공공기관 전산직으로 근무하며 마주한 정체불명의 레거시 로직과 낡은 규제들. 이를 개선하고 정리하며 느낀 실무자의 소회를 담았습니다.
만드는 건 쉽지만, 없애는 건 어렵다
최근에 제가 운영을 담당하는 시스템에서 기능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는 메일을 한 통 받았습니다. 원인을 파악해보니, 시스템 로직상 의도적으로 제한을 걸어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왜 그렇게 제한을 걸어두었는지 그 이유를 도통 찾을 수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시스템이 몇 년 동안 운영되면서 담당자도 여러 번 바뀌었고, 저 또한 인사이동으로 이 시스템을 맡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과거의 히스토리를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과거의 흔적을 찾아서
물론 저 말고도 오랫동안 시스템을 운영해오신 분이 계셔서, 그분께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비로소 모든 상황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즉, 그 당시에는 그렇게 처리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상황’이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규정과 기준으로 보면 전혀 맞지 않는 로직이었기에, 해당 기능을 정상화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 제한을 풀면 과연 괜찮을까? 예상치 못한 다른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여러 우려가 들었지만, 아무리 봐도 ‘낡은 규제’처럼 보였기에 제한을 푸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시스템과 현실의 간극
최근에는 정책을 담당하는 현업 부서로부터 회의 요청이 왔습니다. 시스템은 아니지만, 업무 프로세스 상 불필요해 보이는 절차를 개선하고 싶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이미 대부분의 업무가 디지털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업무 프로세스는 여전히 과거의 오프라인 방식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죠.
저는 시스템 담당자라 현업의 세세한 상황까지는 몰랐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말로 없애도 무방한 절차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의 업무 절차를 없애기 위해 여러 사람의 의견을 구하고, 문제가 없는지 다방면으로 검토하는 모습을 보니, 낡은 시스템 로직 하나를 걷어내는 과정과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며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던 로직이 이제는 짐이 되기도 합니다.
시스템이든 정책이든,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시간이 지나 불필요해지면 사라집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더하고 빼며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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